본색을 드러내야 할텐데...
글쓰기 귀찮네.
자명종 시계를 안 쓰고 PC를 자명종 대신 쓴다.
자명종 시계는 아무리 소리 크다고 해봤자 내겐 별 효과 없고,
한 번 멈추면 그걸로 끝이라서 옛날에 포기했다.
PC 바이오스 설정 및 윈도 예약 작업을 이용해
원하는 시간에 켜지게 한 다음
음악이 계속 나오고 한 번 꺼도 다시 나오도록 설정하고
본체와 모니터는 끄고 스피커만 켜 놓고 자면
알아서 작동하는데 볼륨을 높여두면 소리도 빵빵해서 금방 깰 수 있어 좋다.
이왕이면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깨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제 제일 싫어하는 노래가 되었다.
윈앰프에서 그 노래만 나왔다하면 깜짝깜짝 놀라면서 저절로 Alt + F4
조건반사를 온 몸으로 학습했다.
#1
덥다
무덥다
진짜덥다
상당히덥다
엄청나게덥다
말도못하게덥다
가만히있어도덥다
씻고나와도금방덥다
선풍기를돌려봐도덥다
냉장고를끼고살아도덥다
찬물을아무리마셔봤자덥다
아이스크림도그때뿐이라덥다
맥주를땄는데시원치않아더덥다
창문에방문에집문까지열어도덥다
밤에는좀나을줄알았는데처참히덥다
전에살던곳보다건물이많아선지더덥다
내년여름은또어떻게버틸까생각하니덥다
지구온난화의심각성으로얻은교훈역시덥다
이글때문에컴퓨터를켰더니열이나서더욱덥다
글올리려면도서관에가야하는데생각만해도덥다
올때는더웠지만도서관은시원하다근데갈때또덥다
#2
온실가스때문에덥다
배기가스때문에덥다
아스팔트때문에덥다
에어콘배출열도덥다
사람이많아서또덥다
건물도많아역시덥다
덥다는생각에더덥다
시원타생각해도덥다
아무리참아도무덥다
무얼해도결론은덥다
덥다참덥다무지덥다
얼마 전
입도 심심하고 전에 봤던 친구의 소감문(별로더라는 내용)도 있어서
매일표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를 샀다.
살짝 흔들고 뚜껑을 따서
별 생각 없이 뚜껑을 핥는데 문득 눈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뚜껑을 자세히 보니 '한 병 더'란 글자가 있었다.
우유통을 훑어보니 행사 중이었다.
지독하게도 당첨운이 없는 내가 걸리다니,
오늘 무슨 날인가?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우유로 바꿨다.
방금 마신 것 또 마시기는 부담스러워서
그냥 그대로 집에 가져왔다.
나중에 우유를 마시며 다시 뚜껑을 보니 또 '한 병 더'다.
그래서 또 바꿨다.
또 마시며 보니 '한 병 더'
또 바꿨다.
운은 여기까지였지만
연속 3번, 전혀 평소답지 않다.
5년치 행운을 다 쓴 것 같은 기분이다.
아무래도 매일에서
바나나 우유의 황제, 빙그레를 따라잡으려고
행사를 가장해 공짜를 마구 뿌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뭐, 맛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순수 바나나 과즙(?)은 아니라는 것.
그냥 자기네들이 내세우는 '식용 색소가 없다'는 것에 위안을 삼자.
쓰던 것에 여유 공간이 없어서
하드 디스크를 하나 샀다. 320G.
사는 김에 DVD드라이브도 사고,
메인보드랑 은근히 안맞던 케이스도 바꿨다.
OS도 깔고, 데이터도 저장하고,
이왕이면 백업도 하려고 파티션을 셋으로 나눴다.
8기가, 140기가, 140기가.
윈98/2000 병용 목적으로 원래 쓰던 FAT32로는 포맷이 안되길래
하는 수 없이 이 하드는 NTFS로 포맷했다.
그리고 이제까지 열심히 모아뒀던
각종 그림 자료와 TV녹화 영상, 애니메이션을 옮겼다.
그날부터 은근히 컴퓨터가 느려졌다.
아무리 윈도가 꼬이고 꼬여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뭔가 이상했다.
혹시나 FAT32와 NTFS 병행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어차피 새 하드로 이사를 갈 생각이었기에
새 하드에 2000을 깔아보기로 했다.
설치 시디를 넣었더니
이미 포맷을 했는데도 하드를 다시 포맷해야한다길래
그냥 그려려니하고 포맷을 했다.
-파티션이 깨졌다-
포맷이 엉망진창으로 된 덕에 파티션이 완전히 깨져서
직접 녹화하고 만들고 모아서
다시 구할래야 구할 수도 없는 자료들이 모두 날아갔다.
복구 업체에 물어보니 15만원을 달라고 한다.
(하드디스크는 7만원에 샀다)
그 돈이면 차라리 다른 부품 바꾸는 게
낫겠다 싶어서 피눈물 흘리며 포기했다.
하지만 차마 자료를 포기할 수 없어서 직접 살려보기로 했다.
일부 데이터는 복구되지만
정작 중요한 자료는 거의 다 실패다.
(그런데 어째서 야X임 파일은 복구율이 무려 20%를 넘는 거냐!!)
다른 복구 프로그램을 설치해봤다.
-윈도2000이 깨졌다-
......
윈도를 다시 설치했다.
바이러스 때문인가 싶어서 검사했지만 깨끗했다.
이 사이에 사운드 카드 및 관련 드라이버의 오류가 발생,
얼마 전 케이스를 바꿀 때 사운드 카드가 충격을 받아
그 때문에 컴퓨터가 버벅이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겼다.
복구고 뭐고 별 소용이 없어서
결국 데이터를 포기하기로 했다.
파티션을 새로 나누고 얼마 전부터 생각했던 XP를 설치했다.
아차, 2000을 먼저 설치해서 정말 사운드카드 문제인지
2000이 꼬여서 그런 건지 확인을 해야하는데!!
XP 테마나 기타 설정 맞추는데 1시간 넘게 걸린 게 아까워
파티션 관리 프로그램으로 OS 여러개 쓰는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각 OS용 파티션을 하나씩 만들고
다른 OS를 설치한 파티션을 PC가 인식 못하게 숨겨서
원하는 OS를 설치한 파티션으로 부트하는 방식이었다.
첫번째 파티션은 XP를 깔았고,
두번째 파티션은 이미 데이터가 있어서
세번째 백업용 파티션의 가장 마지막을 나눠서
2000용 파티션으로 만들고 재부트 하였다.
이번엔 혹시나 싶어 FAT32로 포맷했는데도
2000 설치 시디가 파티션을 인식 못한다.
파티션 깨먹을 때처럼 또 포맷하라고 난리다.
비록 자료는 없지만
이번에도 깰 수는 없다.
하지만 파티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앞서 설치한 XP가 있는 파티션을 쓸 수 없다.
파티션 프로그램을 쓰려면 OS가 있어야 한다.
2000은 위의 문제로 설치할 수 없다.
별 수 없이 XP를 또 깔았다.
-세번째 파티션이 깨졌다-
다행이다.
백업용 파티션이다.
......
아니 잠깐,
거기엔 아까 복구한 야게X 파일이...!!
2000도 설치할 거라며 파티션 프로그램으로
세번째 파티션을 둘로 나누는 과정에서 파티션이 깨진 것 같다.
새로 산 하드디스크 녀석,
쓸데없이 섬세하다.